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 아침밥을 함께 먹으며
밤사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오늘 하루의 시간을 묻는 이 시간은 나에게 꽤나 소중하다.
정돈되지 않은 머리로 베시시 웃으며 식탁에 앉아 엄마를 바라보는 미소를 보고 있으면 평온한 호수를 바라보는 것 같다.
어느 날부터는
아이들이 더 크면 각자의 시간 속에 너무 바빠 허둥지둥
이런 시간이 많지 않을것 같아 더 귀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더욱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는 아침을 맞이하게 해주고 싶다.
침대로 다가가 이불을 더 따뜻하게 덮어주고
폭신폭신 예쁜볼에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주며
아침을 맞이하게 해주고 싶다. 그럼 나도 행복하니까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고 먼저 일어나 아침식사 준비는 더더욱이나 괴롭기까지 했었지만
이제는 제법 요령도 생긴듯하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날엔 하루 전날 아이들에게 내일 먹고 싶은 음식을 묻기도 하고
이런 시간들이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완벽하게 영양소를 두루 갖춘 밥상이 아니더라도 엄마의 정성과 따뜻한 사랑은 매일매일 듬뿍이니까^^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나도 쉴 겸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식사의 즐거움도 느끼기 위해 빵과 같은 간단한 음식을 먹기도 하는데
핫케이크 주문이 들어온 날에는 멈칫 하게된다.
소녀들은 간단하지만 나는 간단하지 않은 메뉴가 되어버린다.
한 접시에 담기는 핫케이크는 반죽에 우유도 넣고 계란도 넣고 불 조절을 잘해서 구워야 한다.
안 그럼 탄다... ㅎㅎ 많이 태워먹었다. 난이도 하의 레시피거늘
이리 쉬운 케이크 굽는 것도 어렵고 힘들었던 나란 엄마.
장비 발에 욕심 내 어산 미니 사이즈의 하트 프라이팬은 한 번에 하나만 구울 수 있거늘
소녀들은 하트를 너무 좋아한다. 손으로 그냥 하트 슝슝 날려주듯 붕어빵 굽듯 뿅 하고 나오면 좋을 텐데
(보기는 쉬워도 인생이란 막상 닥치고 보면 무엇이든 동전 넣고 뽑는 뽑기처럼 그리 쉽지 않다. )
손바닥보다 작은 프라이팬에 연이어 반죽을 붓다 주변에라도 흐를 때면 진땀도 같이 흐른다.
일이 커졌건 설거지 거리만 늘고 청소 거리 늘리는 나란 여자... 이거 또 내가 치우는 거다.
그래도
반짝이는 두 눈으로 언제 내 케이크가 나오나 숨죽이며 엄마의 손놀림을 유심히 살펴보다
예쁜 하트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내 사랑이 들은 우와~!
너무 예쁘다~!! 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퐉퐉 날려준다.
고마워라. 내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주는 사랑을 받아주어서 너무 고마운 아이들.
흘린 건 원래 요리할 때는 다들 그런 것처럼 자연스럽게 넘어가 주는 능구렁이 요령도 많이 늘었다.
이렇게 계속 따뜻하고 달콤한 아침을 쌓아가자 매일매일
부족하더라고 조금은 엉성하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하니까
그 부족함 들을 너의 들이 채워주고 있어서 그래서 더욱 감사한 하루가 된 것 같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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