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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기록 40대 에세이 :)최고의 생일 선물

by 마음문연구소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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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을 정하고 태어날 수 있는 사람
태어남에 있어 선택할수 있었던 사람도 없다.
누구나 축복속에서 태어나고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나길 바라고 그랬으면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나의 탄생과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는 존재라는 사실은 사실이 아니길...
너무 가슴아픈말이었고 여린마음 깊은곳에서
온전하게 그게 진실임을 부인하지 못하고
맞서지도 못했다.
힘겹게 아픈 마음을 움켜쥐고 살아가야 하는 삶속에서
누구에게도 더이상은 아픈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
더 밝고
더 환하게 웃고 나로인해 어떠한 일도 잘못되지 않기를 바라고 무엇이든 애썼다.
남아있는 나는 그누구보다도 더 아프니까.

어른이되면서
머리속에서 그게 아니난걸 알면서도
주변을 살피고 마음을 졸이는 순간들을
견디어내야 했다
나 때문일까 봐...

노심초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무거운 마음을 보이지 않고
그런 무거운 어둠 속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 사실은 원래를 독신주의였는데. 불꽃같은 사랑을 하고 결혼일찍하겠다던 나의 절친은 아직 미혼^^:이다.
어서 나타나요 불꽃!! 인생이란 무릇 단정지을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해 또다시 애쓰는 삶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받지 못한 넓고 푸른 잔디밭에 한가운데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누워 구름한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는 온전한
마음의 평온함과 편안함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기에..

몸으로 느끼고 살아오며 배워오지 못하고 머리속에만 있는 검은 글자들을 엄마삼아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을 점찍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가 되려고 했다.

발에 맞지 않은 신발에 발을 구겨넣어 여기저기 물집이 잡히고 얼마 걷지 못해 다리며 허리며 온몸이 쑤시듯
무언가 내몸에 맞지 않은 옷과 신발운 신고

주어진 상황 요령없이 맞추어나가다 보니
나는 지쳐갔다.

나 스스로를 챙기고 살피고 돌보는 일에는 더욱 소홀해지고
오히려 더 채찍질하며 더 잘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매정하게 강요했던 시간들이었던것 같다.

어릴적 나에게 주지 못하고
받지못한 마음들이 커서였을까..

곱디 곱고 빛나는 생명이 나에게 찾아와준게 너무 감사하고 그 예쁨을
그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수 있는 엄마가 있다고
너는 누군가에게 존재만으로도
약속을 꼭꼭 지켜가며
하루하루 손가락을 접어가며
손꼽아 기다리던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가
그렇게나 기도하고 바라던 그 선물을
주신것처럼
넌 엄마에게 그런 기쁜 선물 같은 존재라고
웃으며 안아주고 싶은 마음일 뿐이었다.

소중한 생명의 탄생일이지만
내 생일에 미역국을 안 먹었다.
너무 좋아해서 미역국에 김치가득넣고 먹고
떡 넣어 먹고
청양고추 넣어 먹고
출산하고도 안질려서 매일 행복하게 먹었는데.

이제 하루쯤 주방일을 쉬는 게 나한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말이다.
꽤나 나를 위하는 선물인척 ㅎㅎ
평소에 나에게 잘하자.
더 시간이흘러 나이들고 이미 뒤늦은 후회속에 버둥거리던 시간들이 아픔과 상처만 가득차있기 전에
나이들수록 나를 챙겨줄 수 있는건 나뿐인것을 기억하자.
어쩌면 누구도 챙겨주지 않았던 나의 삶에서
항상 다른 누군가를 살피고 마음을 내어주느라
나를 챙겨주는 게 어색했고 익숙하지 않았던것 같다. 세상에 내가 나를 위해서 무언거 한다는건
상상도 못해봤다.
월급받아 갖고 싶은 물건을 사본적은 있었지만,

나의 온전한 마음을 돌보기 위해 무언가 시간을 마련해보는건 어떻게 해야하는일인지도 모르고
내가 나에게 왜 그래야하는지부터 알지 못했다.
더더 시간이 갈수록 더 모르겠었다.
나이먹어서 하려니 자꾸 변명이 생기고 핑계거리만 는다. 어색하고 남사시럽고 쑥스럽다며 이것저것 가져다 붙인다

이렇게 육아 12년차 생일이 다가온다

매해첫날 우리가족들을 새해 첫 다짐을 적고 1년동안의 플랜을 적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 서로가 이루고자하는것을 그저 또옹그란 눈으로 바라봐주는거다.

그때부터 우리 집 생일중 제일 먼저인 엄마의 생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내 생일을 5월 인데 1월부터 카드를 만들고 선물을 만든다. 아이들은 진짜 열정적이다.
어떤때는 정말 매일 아침 엄마 생일을 달력을 보고 체크하고
선물을 틈틈히 만들어 혹시라도 엄마가 볼까봐 구석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만들며 슬쩍 슬쩍 내눈치도 살핀다. 작전개시!

처음엔 그냥 아이들이 만들고 노는 게 좋고 즐거워서 그러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귀엽게만 여겨졌다.
엄마생일이 지나야 너희들 생일이 오니 얼른 엄마 생일이 지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겠지
얼마나 생일이 좋을꼬....그리좋을까


좋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클까. 아이들의 생일을 기다리는게 가장 큰 기쁨인건 사실이다 
한해 두 해가 흘러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점점더 무뎌질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내입으로 부끄럽게
엄마의 생일을 챙겨달라고 이야기 한 번을 하지 않아음에도
(비밀이지만 사실 생일 전날까지 기억하다가 생일날 아침에 엄마 생일을 까먹은적도 있긴하다.
순간 두눈을 송아지보다도 크고 사슴보다 맑은 눈으로 바라보며 " 왜 오늘이 엄마 생일이지?

이상해 아니야 나 기억하고있었어요~이건 아이에요~ " 속상해하고 울때 그땐 어찌나 귀엽던지 
사실 엄마도 그때 조금 서운했던건 안비밀 ㅎㅎ매일 엄마 생일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이 생일날 아침 조용하니
모지? 오늘 내생일 아닌가? 하고 나도 나를 의심하며 달력을 살펴보고 확인했으니 서운한거 맞다. )
아이들은 잊지 않고 나의 생일을 먼저 준비하고
예쁜 사랑과 예쁜 마음을 정성스럽게 전해주었다.

이렇게 온전의 나의 탄생을 축하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행복함을 이제는 그 소중함이
엄마에 대한 온전한 사랑이라는 것을 대가 없이 나를 이 세상에 낳게 해 준 엄마에 대한 아이들의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다.



그러더니 이번 내 생일에는

엄마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준다며

두손 꾹 눌러 몸을 힘껏 들어 올려야 냄비속을 들여다 볼수 있는
둘째는 욕실 발받침을 가져와 올라서서 고기가 익었나 살펴보고

까치발로 서서 무거운 냄비 속을 들여다보고 작디작은 방울토마토 같이 맨드럽고
고운 예쁜 손으로, 두 아이가 서로서로 바라보고 생긋 웃으며

구슬땀을 흘려가며 만들어주었다.

집안의 모든 공기가 온전히 따뜻하고 행복해졌다. 푸근하고 고소한 미역국 냄새가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가슴깊은곳이 뜨거워졌다.



이렇게 온전히 사랑받을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 감사했다.
그때 큰아이가 내민 생일 축하카드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엄마가 태어나서 엄마의 엄마도 보라라는 예쁜 아기를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을 거예요 엄마의 아빠도요"

머리를 한 대 맞은듯
시간이 멈춘 듯
두 눈이 시리게 아플 정도로 커다란 눈물이 흘러넘쳐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나를 낳아주어서 내가 엄마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맞아.. 그렇지
우리 엄마도 나를 뱃속에 안고 있을 때
우리 아빠도 나를 많이 사랑하셨을 텐데
내가 나의 아이들을 이렇게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처럼
이아이들이 곱디고운 마음으로 이 넓고 넓은 세상 속에서 그거 너의 소중함을 알고 자라나길 바라는 것처럼
내 마음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엄마 아빠도 그랬을 텐데..
나에게도 내이름을 지어준 엄마아빠가 계셨었지.

정말로.. 사실은 엄마. 아빠가 너 때문에 나의 삶이 힘들고 어려웠다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엄마 아빠가 이 세상에 없고
내가 있음에 불편한 사람들이 뱉어낸것인데...

따뜻한 마음을 받아야 할 너무 어린 나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조차 없는 나에게
폭탄처럼 쏟아진 말들과 시선들을 여과기 없이 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이

나를 사랑해준
나를 아껴준
나의 탄생을 기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해주고 싶었던 엄마 아빠의 마음을 잊게 했었던 것 같다.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은 없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나의 탄생이 분명 기쁨이고
행복이었으리라....

아이에게 받은 사랑.위로는 최고의 생일선물.
엄마 아빠 태어나게 해주셔서
이렇게 예쁜아이들의 사랑을 받을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곳에서나마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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