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둥이는 그리는 것을 참으로 사랑하는 아이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아이
그 꿈을 아이가 이루는 것을 지켜보다 보면 나 역시도 행복해진다.
그어릴적 나인 것 같아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며
힘든 순간 위안을 받고
지친 마음에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었지만 나에게는 꿈은 그냥 꿈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푸른 풀밭에 예쁜 꽃이 보이면 털석 누워버려 풀내음 꽃내음
온몸 가득 품어내던 어린 시절에는
나도 하고 싶은 것을 마음먹은 대로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일찍 그 꿈을 키워 보기도 전에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란 거
그 세계에서 정해진대로 나는 그냥
살아가고 있구나.... 그냥.... 사는 거구나, 살아내는거구나
그 사실을 너무 일찍 알게 되었다.
나는 왜 스스로
어른들의 울타리를 넘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크 커다란 용기와 힘을
있었을까?? 탓하기도 했다.
결국 넘지 못하고 이렇게 뒤돌아 시간을 되짚어보고만 있다.
참 많은 고민을 하고 가슴에 묻어둔 가시 돋친 생각을 많이 꺼내어
스스로를 힘들게 했었던 것 같다.
그랬던 순간들
어떠한 찰나들이 지나
그러다 이제는.
눈녹듯 녹아내린 감정이 어느 순간 나 스스로를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 어떤 순간 이란 게 생겼고
그 순간이 시간이 되고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 순간을 알아차리게 될 때
난 코끝이 찡해지며
어린 시절의 안타까운 내 모습과
이 순간의 평온함이 지금 내게 있음에 감사함이
가슴 벅차도록 다가왔고
두 가지의 감정이 교차했다.
달콤한 민트 초코와 그 안에 톡톡 씹히는 진하고 씁쓸한 다크 초콜릿 칩을 맛보는 기분이다.
포도향 가득머금은 달콤한 와인한잔의 알싸함.
좋다.
그래도 이런 순간이 이제는 나에게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북적이던 주말지나고 월요일엔 좀더 지치는것 같다.
생각이 많아지는 월요일.
이럴때 아이들을 바라본다.
아이들이 남긴 흔적들을 들춰본다
나만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힘이 있는 아이들.
두 손으로 얼음을 만들어내는 엘사가 될 것 같다.
마우이처럼 독수리로 변해버릴 것만 같다.
아이들은 진짜 그렇게 마법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그 굳은 마음이 검은 하늘 틈틈이 박혀있는 빛나는 별처럼 반짝인다.
맑고 크게 빛나는 두 눈을 보고 있자면
그 아이의 세상에 나도 흠뻑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더 예쁘고 멋지게 나만의 세상을 바라보고
“너라면 분명 나아갈 수 있어”라는 믿음을
주고싶다.
손잡고 다녀오는 산책길에
“엄마 월요일은 참 힘들죠?”
“그럴 땐 제일 좋아하는 걸 월요일에 하는 거예요”
“그럼 월요일을 사랑할 수 있어요”
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구나.
살아가는데 분명 내가 바꾸어 낼 수 없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걸 내가 바꾸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구나.
그 단단하고 큰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
“그렇구나 월요일에 제일 사랑하는 일을 하면 정말 월요일도 즐거울 수 있겠다”
“그래서 월요일엔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엄마~ 난 그래서 그림을 그려요! 월요일엔 꼭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그럼 그날을
계속 기다리게 되거든요.”
힘든 어떠한 순간들과 시간들을
이렇게 한순간에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힘을
지고 있었구나.
그리고 나에게 건네어준다
“엄마는 월요일에 어떻게 보내세요? 저랑 같이 그림 그릴 까요?”
“아님 제가 엄마에게 피아노를 쳐드릴게요”
너의 그 순수하고 맑은 두 눈으로
너의 우주만큼 넓게 그림을 사랑하는 너의 소중한 그 마음으로
지금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가면 좋겠다.
그렇게 자라주어 고맙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
#에세이#일상기록#40대일기#육아일기#나만의일기#아이와의하루#하루기록#아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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