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 다녀온 귀염둥이 둘째는
냠냠 쩝쩝 아주 먹음직스럽게 간식을 맛있게 먹다가 말고
무엇인가 떠오른듯.
갑자기 굳은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먹느라고 잊었던 기억이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나보다.
이런거 참 불편한데 말이다.
이불킥 감이다.
"엄마......"
엄마의 직감적으로 분명 무슨일이 있었음을 짐작했다.
워낙 털털하고 씩씩한 아이지만 속깊고 마음도 여려
보통의 속상할만한 일도 마음골없이 넘겨주어 고마울때가 많은 아이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무언가 심상치 않다.
잘 들어주어야지
마음을 먹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릴때부터 남자친구들하고 뛰어놀고 달리고
흙파고 풀뜯고 공차고 신나게 놀던 둥이는 3학년 되어서부터는
부쩍 여자아이들하고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솔직히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남자아이들과 놀때에는 혹여 활동성이 커서 다칠까봐 염려되었지만
감정적으로 힘든일이 많지 않았기에 안도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여자지만
여자들사이에서의 감정선이 복잡해지는것은 지금도 어렵다.
꼬일때로 꼬인 실타랠를 더이상 풀지 못하고 끊어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는 관계.
억지로 풀다 실이 끊어지거나 더 엉켜버리는 아주 머리털 다 뽑아 버리고 싶은
골치아픈 상황들. 와우! 생각만 했는데도 벌써 등골이 오싹해진다.
애둘낳은 40대 아줌마는
이쿠...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둥이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간식을 먹으며 말하고 있다.
미안한데.. 귀엽구나 울면서도 먹는것을 포기하지 않고 씹고 울며 이야기하고 있는 어린 둥이.
엄마눈에는 그 모습마져도 사랑스럽고 예쁜 순간이지만
혹여나 체할것 같아서 잠시 먹는것을 내려놓자고 이야기했다.
어제 하교후 친구들과 신발을 갈아신다 친한친구가 교실에 신발을 두고 왔다며
교실로 올라갔다고 한다.
혼자1층에서 친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시계를 보니 미술학원 시간이이 다가오고 있었던것이다.
조급한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마
친구는 신발 주머니를 찾고 계단을 내려오는 중이고
학교안이라 핸드폰은 무음이나 진동이였나보다.
통화가 되지 않았고
먼저가야할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문자를 남기고 학원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음. 우리딸 아주 잘 대처했어!'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 들었다.
매일 그친구과 학교가는길에 시간을 맞추어 같이 가고는 하는데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등교했었다고 한다.
그런다 하교할때 신발을 신다가
올것이 왔다!
그친구가 어제일이 갑자기 문득 어제일이
떠올랐나보다.
"너왜 어제 나 안기다리고 그냥 갔어?"
라고 화를 내며 다른친구들도 있는데 물었다고 한다.
"학원 시간이 다되어서. 너한테 전화했는데 전화도 안되고 그래서 문자남기고 갔어"
"난 저번에 너 기다려주었잖아. 근데 넌 왜가? 나 너랑 다시는 이제 같이 안가!!!"
두둥.....
우루루루쾅쾅!!!
천둥번개가 치듯 청천벽력
인생최대 난제에 부딪힌것이다.
서운했다면 미안하다고 여러번 마음을 전해도 듣지 않고
화가난 친구는 그러고 학원으로 곧장 가버렸다고 한다.
우리둥이와 같이 있던 친구는 말없이 근처 문구점으로 향했단다.
너무 속상했지만
친구들 틈에서 민망했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잃는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런데
학원으로 갈줄 알았떤 그친구가 문구점에서 또 마주쳤단다.
아~ 다른때였으면 반갑게 손흔들고 인사할것을
타이밍이 안좋구나.
"너가 왜 여기있어?"하고 쏘아 붙이며 차갑게 돌아섰다고 한다.
아이는 억울하고 답답하고 친구를 잃을까봐 겁이난 마음이
소나기처럼 다가왔던것 같다.
우리집에서 눈이 제일 큰(우리집에서이다._) 크 커다랗고 사슴같은 눈망울에
눈물방울이 가득 채워져 흘러 넘치고 더이상 참을수 없는 울음을 털어내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쿠... 그런데 나도 아직 멀었구나.
친구들사이에서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이거늘
아이가 너무 마음아파하니 나도 마음이 너무 아픈거 보니 나 아직갈길이 먼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듯 엄마는 덤덤히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며 달래주었다.
믾이 속상하겠다고. 지금 마음이 많이 힘들겠다고.
친구가 서운하게 느꼈을수도 있지만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래도 친한 친구이니 서운함을 느낀 친구에게 한번더 손을 내어 보고
그다음엔 친구가 마음이 조금 풀어질수 있을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사과를 받아주는건 친구의 몫이니 강요할수 없다고.
친구가 마음이 조금 열릴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를 다독였다.
아직도 이렇게 한품에 들어오는구나.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꼬..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도
사실은 마음속으로는
'그친구가 혹여나 아이의 사과를 받지않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차갑게 아이를 향해 달려 들면 어쩌지?'
아마존 푸른 벌판에 새끼사자 한마리를 홀로 남겨두고 사냥을 나온 사자 어미의 마음같다.
아이는 덤덤히 다른일을 하며 즐겁게 지내려고 하는듯 했지만
내마음은 일분일초가 불편했다.
'왜 이해하지 못하는걸까?'
'아니 문자도 남기고 연락도 했거늘...'
'그래 그래도 아이인지라 서운했을수도 있을꺼야..'
'친구의 엄마에게 연락을 해보아야 할까?'
'다 컸는데 내가 나서는건 너무 오버하는거 아닐까?'
'좀더 기다려보자... 친구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을때'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온갖 잡다한 상상들이 날개를 달고 아주 활개치고 있다.
어이~~ 어이~~
썩 물렀거라!!!!!!!
손으로 내쳐야 한다!!
다행히 다음날 친구는 자신의 행동과 말이 지나쳤다며 사과해왔고
아이는 기분좋은 마음으로 학교를 향했다.
이런 별거 아닌일이
별거인 나.. 아직 갈길이 멀다.
그래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아이들의 세상에 나도 같이 성장해 나아가는것 같다.
참 예쁜세상과 길에 나도 함께 할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아이들의 세상을 바라볼수 있어 행복한 하루가 되는것 같다.
까짓거 별거 아니네^^

#에세이#일상기록#일상기록에세이#육아일기#40대일기#아이와의하루#아이와의대화#엄마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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